"스킨부스터 하고 싶은데,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상담실에서 정말 자주 듣는 말입니다.
물광주사, 리쥬란, 연어주사, 엑소좀, 쥬베룩스킨..
이 모두를 스킨부스터라고 부르는데, 들어가는 성분은 다 다릅니다.
오늘은 스킨부스터를 성분 기준으로 나눠서 정리해보겠습니다.
무엇이 들어가고, 그 성분이 피부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것만 알면 종류가 아무리 많아도 헷갈리지 않습니다.
여러가지 스킨부스터들
0.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스킨부스터는 무엇을 넣느냐로 나뉩니다.
제가 상담할 때 나누는 기준은 다섯 갈래입니다.
여기에 이 성분들을 섞어서 한 번에 넣는 피부결테라피가 있습니다.
하나씩 보겠습니다.
1. 히알루론산 - 수분을 채웁니다
히알루론산은 원래 우리 피부 진피에 있는 성분입니다.
사슬 곳곳에 물을 붙잡는 자리가 있어서 자기 무게의 수백 배에 달하는 물을 끌어안습니다.
나이가 들면 그 양이 줄어드는데, 줄어든 만큼을 같은 성분으로 채워 넣는 게 히알루론산 스킨부스터입니다.
여기서 갈래가 하나 더 나뉩니다. 가교를 했느냐 안 했느냐입니다.
같은 히알루론산이라도 가교 여부에 따라 머무는 시간이 다릅니다
물광주사는 정식 제품명이 아닙니다.
비가교 히알루론산을 얕은 진피에 소량씩 넓게 넣는 시술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묽고 잘 퍼지는 대신 분해가 빨라서 1~2개월 정도 갑니다.
벨로테로 리바이브는 독일 멀츠의 정식 제품입니다.
CPM 가교 히알루론산 20mg/mL에 글리세롤 17.5mg/mL가 들어 있습니다.
히알루론산이 물을 끌어당기면, 글리세롤이 각질층에서 그 물이 날아가지 않게 붙잡아 둡니다.
그래서 수분감만 올라가는 게 아니라 피부 장벽까지 같이 좋아집니다.
(물광주사와 리바이브의 성분 차이는 지난 글 「대체 물광주사와 리바이브의 차이는 무엇일까?」에 자세히 적어두었습니다.)
2. PN - 피부가 회복할 환경을 만듭니다
PN(폴리뉴클레오티드)은 연어에서 얻은 DNA 단편입니다.
사람의 DNA와 염기 구성이 97% 수준으로 가까워서 이물감이나 거부반응 부담이 적은 소재로 알려져 있습니다.
PN은 일정한 점도를 가진 투명한 젤입니다.
진피 안에 들어가면 지지체(Scaffold) 역할을 하면서 피부가 스스로 회복하는 환경을 만듭니다.
꺼진 곳을 채워 모양을 바꾸는 시술이 아니라, 피부 바탕을 좋게 하는 시술입니다.
대표 제품이 리쥬란이고, 네 가지가 있습니다.
같은 PN이라도 DNA 단편의 길이에 따라 성질이 달라집니다.
리쥬란은 제조사(파마리서치)의 특허 기술 DOT로 제품마다 목적에 맞는 분자량 범위를 맞춰 만듭니다.
(네 가지 리쥬란의 차이는 「리쥬란의 종류, 차이는 무엇일까?」 글에 정리해두었습니다.)
3. PDRN - 염증을 가라앉히고 회복을 앞당깁니다
연어주사라고 부르는 시술입니다.
원료를 연어에서 얻는다고 해서 붙은 별칭이고, 성분은 PDRN입니다.
"리쥬란도 연어 아닌가요?"
맞습니다. 둘 다 연어 유래 DNA입니다.
차이는 DNA 사슬의 길이입니다.
둘 다 연어 유래 DNA지만, 사슬 길이가 다르면 하는 일이 달라집니다
PN은 사슬이 길어서 점도 있는 젤로 진피에 머물고,
PDRN은 짧은 조각이라 점탄성이 낮아 젤처럼 머물지 않고 조직 안에서 분해되며 신호를 냅니다.
PDRN은 분해되면서 아데노신 A2A 수용체 경로를 활성화합니다.
염증 신호를 낮추고, 조직 재생과 혈관 형성에 관여하는 신호를 올립니다.
분해된 뉴클레오타이드는 재활용돼 손상된 세포를 회복하는 재료로 다시 쓰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나눕니다.
잔주름, 탄력, 피부결처럼 피부 컨디션 전반은 PN,
자극받고 예민해진 피부, 붉은기, 시술 후 회복은 PDRN.
4. 엑소좀 - 세포끼리 주고받는 신호를 전달합니다
피부가 예전만큼 빨리 회복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피부 세포끼리 주고받던 신호가 느려지면서, 같은 자극에도 회복이 더디고 붉은기가 오래 남습니다.
엑소좀은 세포가 스스로 만들어 내보내는 아주 작은 소포체입니다.
그 안에 단백질, miRNA, 지질이 담겨 있고, 이 내용물이 옆 세포로 한꺼번에 전달됩니다.
성장인자 한 가지만 넣는 방식과는 다릅니다.
여기서 하나 꼭 말씀드려야 할 게 있습니다.
저희가 쓰는 ASCE+ SRLV는 주사가 아니라 바르는 제품입니다.
바르는 화장품으로 유통되는 제품이라 허가된 범위인 도포 방식 + 엑소좀펌핑팁 혹은 MTS를 이용합니다.
좋은 성분도 바르기만 해서는 세포까지 잘 닿지 않아서, 먼저 미세한 통로를 만들고 바릅니다.
엑소좀 제품은 정제 기술부터 봐야 합니다.
배양액 안에 아주 낮은 농도로만 들어 있어서, 불순물을 걸러내고 엑소좀만 남기는 공정에 따라 품질이 크게 달라집니다.
5. PDLLA - 콜라겐이 다시 생기게 합니다
피부결이 거칠어지고 잔주름이 느는 이유는 수분이 모자라서만은 아닙니다.
피부를 안에서 받쳐주던 진피의 콜라겐이 줄어들면서 지지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쥬베룩스킨은 PDLLA와 히알루론산을 진피에 넣어,
입자 주변으로 내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자라게 하는 조직수복용 재료입니다.
수분을 채우는 히알루론산 스킨부스터와는 작용 방식이 다릅니다.
그래서 시술 다음 날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대신 시간이 지나면서 탄력이 조금씩 올라오고, 지속기간이 12~16개월로 가장 깁니다.
(PDLLA가 PLLA, CaHA, PCL과 어떻게 다른지는 「콜라겐부스터 전성시대」 글에 정리해두었습니다.)
6. 한눈에 비교해보기
표를 보시면 '얼마나 가느냐'가 성분마다 꽤 다릅니다.
물광주사와 리쥬란은 1~2개월, 리바이브는 3~6개월, 쥬베룩스킨은 1년 이상입니다.
오래 간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라, 각각 하는 일이 다르기 때문에 목적에 맞게 고르는 게 먼저입니다.
7. 그래서 내 피부엔 뭐가 맞을까?
한 가지 고민만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건조하면서 결이 거칠고, 피지도 많고, 모공도 신경 쓰이는 식으로 겹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성분이 다른 스킨부스터를 섞어서 한 번에 넣는 피부결테라피를 만들었습니다.
PN, 히알루론산, 톡신은 각각 허가를 받은 별개의 제품이라 미리 섞어서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술 직전 환자분 눈앞에서 본품을 개봉하고 정해진 비율로 배합합니다.
무엇이 얼마나 들어갔는지는 시술 리포트에 그대로 기록됩니다.
8. 마치며..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히알루론산은 수분을 채우고(물광주사), 글리세롤이 더해지면 붙잡아 둡니다(리바이브).
PN(리쥬란)은 회복할 환경을 만들고, PDRN(연어주사)은 염증을 가라앉히며 회복을 앞당깁니다.
엑소좀은 세포 신호를 전달하는 바르는 제품이고, PDLLA(쥬베룩스킨)는 콜라겐이 다시 생기게 합니다.
스킨부스터는 이름이 아니라 성분표를 먼저 보시면 됩니다.
지금 내 피부에 필요한 게 수분인지, 회복인지, 콜라겐인지에 따라 고를 제품이 달라집니다.
이 글이 '과연 난 어떤 스킨부스터를 받아야 할까?' 라는 질문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서민호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